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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커 니와도리 히요 - 어느날 갑자기 세상이 멸망했다

미.호 2023. 2. 16. 16:36

*그냥두서없이술마시고날조한글입니다재미로만봐주십사으아악금주할게요....





멸망의 첫째 날,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고 죽었다


약간의 고통을 호소하던 아이들이 있었다.
가벼운 감기겠거니 하고
넘긴 자신의 잘못이었다.




그렇게 죽었다.


멸망의 둘째 날, 사람들은 내리는 비에 학살당했다

아이들은 비를 좋아했다.
노란 우비와 장화를 신고서는 물웅덩이에서
폴짝폴짝 뛰어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지만 물웅덩이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비에 흠뻑 젖어 춥다며 재채기를 하는 아이들도,
개구리를 잡아보겠다는 아이들도
없었다.

시끄러운 뉴스들과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어른이든 아이든 서로의 소중한 사람을 잃어갔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이렇게나 무능한지를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은 과학자나 의사도 아니었다.

보호자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아 하염없이 기다리는 아이
보호자와 돌아갔지만 잘 돌아갔다는
소식이 없는 아이
조금씩 느껴지는 아픔에 울기 시작하는 아이들까지



그는
무능한 선생님이었다



멸망의 셋째 날,
사람들은 깨달았다.
물을 마시면 죽는다는 것을



하루가 모여서 일주일이 되었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지났다.
이제는 제 품에 안긴 아이가 마지막이다.
얕고 가쁜 숨을 쉬던 아이는
자신의 손에 봉투를 쥐어주곤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의 따뜻했던 온기가 식어가며
시체의 싸늘함에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는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봉투를 열어 쓰여진 글자를 읽었다

그저 한 마디가 반복될 뿐인 편지.
편지라고 하기에도 부족하지만 정성 가득담긴 아이들이 전하고 싶었던 말들

이 생명의 몫까지 살아가자 라는 말이
어려운 다짐이었는지,
이렇게 무거운 말이었는지
힘없이 몸을 일으켜 그는 떠났다.
목적지나 목표도 없이
그저 어딘가 자신을 필요로 해줄 곳으로


무덤 없는 아이에게 무덤을
배고파하는 사람에게 식량을
슬퍼하는 이에게 위로를
하며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헤맸다

그리고 다시, 선생님이라 불러줄 그곳으로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었다.